1. 기능 화성의 확장과 모호성 증가
낭만주의(19세기) 시대의 음악은 고전주의 시대의 전통적인 기능화성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이를 확장하고 변형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부감 7화음(Secondary Dominant)과 차용화음(Borrowed Chord)의 활용이 증가하면서 예상치 못한 전개가 많아져 어려운 화성 진행이 자주 등장하였다. 또한 해결되지 않는 불협화음을 사용하여 긴장감을 지속해서 유지하는 기법도 두드러졌다. 이러한 변화는 음악에 더욱 풍부한 감정을 부여하고, 기존의 기능화성 체계를 더욱 유동적으로 만들었다. 브람스의 '교향곡 4번'은 전적 구조 속에서 색채적인 화성을 강조했고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은 전통적 화성을 유지하면서도 복잡한 조성 변화를 활용한 것이다.
2. 반음계주의(Chromaticism) 확대와 조성의 유동적
낭만주의 음악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는 반음계적(Chromatic) 진행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반음계적 진행이 증가하면서 조성이 더욱 유동적으로 변하였으며, 곡 전체에서 특정 조성을 유지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졌다. 대표적인 반음계적 화성으로는 증 6화음(Augmented Sixth Chord)과 감 7화음(Diminished Seventh Chord)이 있으며, 이는 기존의 기능화성을 약화시키면서도 극적인 표현을 가능하게 하였다. 또한 한 곡 안에서 조성이 자주 변하거나, 조성의 중심이 모호해지는 경향이 강해졌다.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등장하는 '트리스탄 코드'는 이러한 조성 유동성을 대표하는 예시로, 불협화음이 해결되지 않은 채 다음 화성으로 진행되면서 조성의 경계를 흐리게 만든다. 리스트의 '파우스트 교향곡'도 극적인 부위기 조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3. 전조(Modulation)의 확장과 조성 체계의 변화
고전주의 음악에서는 가까운 관계조(Key Relation)로 전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낭만주의에서는 더욱 멀리 떨어진 조성으로의 전조가 자주 등장하였다. 쇼팽, 리스트 등의 작곡가들은 병행조(Parallel Key) 변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장조와 단조를 자유롭게 오가는 화성적 기법을 발전시켰다. 또한 전조 없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조성 유동성(Tonality Fluidity) 기법이 도입되어, 특정 조성에 얽매이지 않고 음악이 전개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후기 낭만주의로 갈수록 더욱 발전하여, 브루크너나 말러와 같은 작곡가들은 한 악장에서 여러 번 조성을 이동하며 더욱 확장된 화성 언어를 구축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이후 20세기 음악에서 등장하는 조성 해체의 기초가 되었다.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6번 (비창)'은 성이 불안정하게 변화하며 극적인 감정을 표현했고 쇼팽의 '즉흥 환상곡'은 잔은 전조로 감정의 흐름을 강조하였다.
4. 비기능적 화성의 등장과 새로운 화음 사용
낭만주의 후기로 갈수록 전통적인 기능화성의 구속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증가하면서, 비기능적 화성(Non-functional Harmony)이 등장하였다. 대표적인 예로 병행화음(Parallel Chords)이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5도 관계를 따르지 않고 화음이 평행하게 진행하는 기법이다. 또한 특정한 기능을 갖지 않고 색채적 효과를 강조하는 화음들이 등장하면서 화성이 더욱 다채로워졌다. 드뷔시의 '달빛'에서는 기능화성을 거의 따르지 않고, 병행화음과 인상주의적 색채가 강조된다. 이러한 변화는 후기 낭만주의에서 더욱 발전하여 현대 음악으로 이어졌으며, 쇤베르크의 무조음악(atonality)과 같은 새로운 음악 언어의 기초가 되었다. 낭만주의 음악의 화성적 실험은 결국 조성의 해체와 새로운 음악 기법의 탄생으로 이어지면서, 음악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드뷔시의 '달빛'은 비기능적 화성과 병행화음을 사용하고 말러의 '교향곡 9번'에서는 기능화성이 약해지고 조성이 붕괴되는 느낌이다.